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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역사, 애니메이션 발전 과정, 국내외 애니메이션

국내 에니메이션 시장의 부흥과 해외에서 활동중인 애니메이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부흥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애니메이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부흥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애니메이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부흥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애니메이터

1989년에 MBC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중에 '머털도사'라는 게 있습니다. 그 당시 시청률이 54. 9%였어요.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유했던 만화영화로 유명합니다. '머털도사'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높은 인기를 끌자, '머털도사와 108 요괴' '머털도사와 또매' 등 이런 후속 작품도 연이어서 만들어져서 계속 방영되었을 정도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은 이 만화영화 '머털도사'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인기가 대단했어요. 2000년대에는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다시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로 접어들어서 2000년대 TV 시리즈인 '검정 고무신'과 실험적인 3D를 선보인 '철인 사천왕' '트랙 시티'가 제작되었고요. 2001년에는 우리나라에서 희귀한 판타지 장르의 풀 애니메이션인 '레카'라는 것도 선보였죠. '미래전사 런딤' '큐빅스' '마리 이야기' 이런 것도 같은 시기에 제작되었어요. 2003년에는 '오세암'이라는 작품이 제작되었고요. 또 '원더풀 데이즈'라는 작품도 상영이 되었죠. '마리 이야기'와 '오세암'은 흥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못했지만,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여받았어요. '미래전사 런딤'은 2001년 아시아 최초의 TV용 풀 3D 애니메이션이에요. 총 13부작 작품인데요. 2년이 넘는 준비기간과 기획기간, 제작비는 40억 원에 이르는 대형 국제 프로젝트예요. 우리 기술력으로 제작해서 세계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으로 승부했죠. 확실히 3D 표현 기술이 진일보하였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극장판을 만들면서 아주 실망스러운 일이 생겼어요. 지난번에도 제가 말씀드린 거 같은데, 극장판이라는 것은 따로 기획을 해서 만들어야 되는데, 이 경우는 따로 기획해서 스토리를 구상하지 않고 TV에서 방영되던 시리즈를 조금 수정해서 그냥 보여주는 방식으로 한 것이에요. 스토리도 어색했지만, 제가 직접 극장에 가서 봤거든요. 가서 봤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사람이 걷는 장면도 정말 어색하고요. 둘이 싸울 때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정말 구별하기 힘들더라고요. 색채를 잘못 사용한 거 같았어요. 그래서 장편 애니메이션은 실패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2002년에 '엘리시움'이 만들어졌는데요. 이 작품 역시 풀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기간은 4년, 제작비는 45억이 들어갔어요. 로봇과 동양 무술을 접목시킨 독특한 스타일의 SF 3D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2003년에는 '원더풀 데이즈'라는 작품이 있었는데요. 250여 편의 CF로 경력을 쌓아온 김문생 감독의 데뷔작이에요. 2D 셀 캐릭터 하고 컴퓨터 그래픽 3D로 소품을 했고요. 또 모션 컨트롤 카메라로 촬영한 미니어처 하고 매트 페인팅으로 처리한 배경을 합성하는 복합 디지털 애니메이션이에요. 7여 년이라는 아주 긴 제작기간과 60억 원이 넘는 제작비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이 작품의 영상미와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서 영화 사상 최고가로 프랑스에 팔리기도 했는데, 스토리의 취약으로 흥행에서는 부진했어요. 사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정말 기대가 컸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영상미는 정말 멋있어서 픽사의 애니메이터들도 단체로 이것을 비디오로 보고 완전히 작품에 대해서는 극찬했다고 들었어요. 많은 비용과 오랜 제작을 들여서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죠. '원더풀 데이즈'가 성공했다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좀 더 빠르게 발전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2002년에는 '나는 돼지-해적 마테오'라는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는데요. 서울 국제문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에서 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죠. 시네픽스가 만든 '아쿠아 키즈'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는데요. 이거는 진짜 한국 기술로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3D 표현력을 선보였어요. 그리고 스토리와 기술을 인정받은 작품이죠. 이렇듯 2000년도부터는 우리의 3D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해외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향상되었어요. 단편 애니메이션 중에 '버스데이 보이'라는 게 있어요. 박세종 감독이 만든 풀 3D 애니메이션인데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영화상 노미네이트 됐고요. 테헤란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 받았어요. 3D 애니메이션인데요. 6. 25 전쟁 이야기를 훌륭하게 표현해낸 작품이에요. 아이러니한 거는 제가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했잖아요. 그가 한국 사람이지만, 사실 호주 유학 시절에 호주 여성과, 유학 시절인지 유학을 끝내고인지 그건 확실치 않아요. 하여튼 간에 호주 여성과 결혼해서 국적을 호주로 옮겨서, 그때 제가 프랑스 페스티벌에 갔었는데, 거기에서는 호주 사람이라고 하면서 상을 주더라고요. 그러니까 국적을 호주인으로 바꿨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작품은 호주 정부의 지원으로 만든 거였더라고요. 단지 그분이 한국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 제작

2001년부터는 남북 합작으로 3D 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를 33편 제작한 것에 이어서 남북 협동으로 '왕후심청'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어요. 넬슨 신 감독에 의해서 2004년에 완성되었죠. 이 넬슨 신 감독은 1939년생으로 미국에서 워너브라더스의 주요 멤버들과 많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어요. '스타워즈' 제작자인 감독 조지 루카스와 같이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스타워즈'의 광선검 있잖아요. 그 제작을 의뢰받았대요. 조지 루카스가 찍은 실사 장면을 투사해서 한 장 한 장 그렸대요. 그게 바로 로토스코핑이죠. 한 달 걸릴 작업을 3, 4일 만에 다 끝내서 갖다 줬대요. 그래서 '스타워즈' 첫 번째 작품이 나오는 광선검을 보면, 아시겠지만 움임은 말할 것도 없고 윙윙 소리가 나면서 실감이 제대로 나죠. 그는 1985년도에 한국에 건너와서 AKOM이라는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10년 넘게 작품을 제작해왔어요. 오랫동안 애니메이션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OEM 방식으로 작업을 했거든요. 이제는 한국적인 자기의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대요. 그래서 북한에 메인 프로덕션을 의뢰해서 OEM 방식으로 제작을 한 거죠. 그리고 OST, 사운드, 음악 또한 북한에서 만들었어요. 제가 들어봤는데, 처음에는 너무 북한 음악 같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번 수정을 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또 재미있게 너무 남한 냄새가 나는 음악이라고 했대요. 결과적으로 만들어진 음악도 저 개인적으로는 북한 음악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분은 오랜 기간 미국의 루니툰 스타일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셔서 그런지 동작 미와 영상미는 흠잡을 데가 없어요. 그런데 조금 이상했던 거는 거기에 오리, 삽살개, 거북이, 우리나라의 이런 전통 동물들이 나타나요. 그리고 모양도 형태도 우리나라 전통 삽살개처럼 생겼는데, 그 캐릭터들이 디즈니의 루니툰처럼 움직이는 게 개인적으로 좀 불편했어요. 오랜 기간 많은 비용으로 제작한 작품인데, 불행히도 극장에서 좋은 시간대에 상영을 할 수 없었대요. 왜냐하면, '왕후 심청'과 같은 시기에 상영된 실사 영화가 있었는데, 그걸 제작한 사람이 상영될 시간대를 다 사버린 거죠. 그래서 고작 배정받은 시간이 아침 8시 하고 10시밖에 없었대요. 자유경쟁이라고 생각하니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극장 주인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주는 사람의 작품을 돌릴 수밖에 없었죠. 많은 돈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리고 또 남북한 양측의 힘을 쏟아부어 만들었는데, 좀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없었던 것이 좀 안타깝죠.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의 전환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은 TV 애니메이션에서 연령층을 바꿔서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초점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이 때문에 '뽀롱뽀롱 뽀로로'가 공개되었고 이 뽀로로는 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국내 캐릭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죠. 또 2008년에는 '냉장고 나라 코몽' 이후로 '꼬마버스 타요' '변신자동차 또봇' 등이 상영되어서 어린아이들에게 또 다른 꿈과 희망을 주었죠. 반면에 어른 층에도 약간 초점을 맞춰서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 '돼지의 왕' 그리고 '라바'가 첫 방영을 하면서 국내 시장을 아주 다채롭게 해 줬어요. 2012년에는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 100만 명의 흥행을 이끌어내기도 했고요. 또 캐나, 한국, 미국이 합작으로 만든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인 '넛잡 : 땅콩 도둑들'이 개봉했어요. 이 감독은 피터 레페니오티스인데요. 미국에서는 2014년도 1월 17일에 개봉했고 한국에는 1월 29일에 개봉했죠. 애초에 북미에서는 외국 영화의 시장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요. 북미와 공동제작을 하지 않는 한 외국 영화가 미국 수천 개의 극장에서 와이드 하게 개봉하는 일이 아주 드물죠. 이 영화의 제작사인 레드로버는 북미 흥행에 힘입어서 2016년에는 '넛잡 2' 할리우드 개봉을 확정 지었다며 영화 상영이 진행되는 중간에 배급사가 후속편의 배급을 선점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어요. 2015년에는 '허풍선이 과학쟁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나왔고요. 2016년에는 '쓰담쓰담 쥬'라는 애니메이션이 나왔는데요. 여기에는 제가 교육적 컨설팅하고 R&D 파트에 협조했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TV에서 보면, 맨 끝에 최유미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그게 바로 저예요. 2018년도에는 〈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들었던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7년 만에 유기견들의 여정을 담은 〈 언더독〉이란 애니메니션을 선보였어요. 2D 배경에 3D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적은 제작비로 아름다운 영상미를 구현하고 제43회 프랑스 안시 국제 페스티벌 경쟁부문에까지 진출했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성공을 못했어요. 2019년 7월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 레드 슈즈〉는 홍성호 감독을 주축으로 200여 명에 달하는 국내외 최고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3D 애니메이션 작품이에요. 캐릭터 디자인을 총괄한 김상진 감독은 디즈니 수석 애니메이터 출신으로 〈 모아나〉, 〈 라푼젤〉, 〈 겨울왕국〉 등 명작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디자인한 분이시죠.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게 진짜 한국 애니메이션이야?' 하고 다 놀랐어요. 주요 주인공 캐릭터 디자인도 정교했고요, 움직임으로부터 영상미가 제 생각에는 어느 국제 애니메이션 작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이것저것 조금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래도 한국 애니메이션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프리 프로덕션(pre production), 프로덕션(production), 포스트 프로덕션(post production)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프로덕션 부분의 일을 많이 했었죠. OEM 방식으로요. 그래서 애니메이터들의 높은 숙련도와 세련된 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기획 부분.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배경을 설정하고 칼라를 정하고 하는 이런 것과 또 녹음 작업 등의 경험이 부족한 탓에 2000년도의 많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성공을 하지 못했어요. 그나마 최근에는 인건비의 상승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하청 물량도 다 중국, 필리핀과 같이 저임금 국가로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OEM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던 시대가 끝난 거죠. 그런데 한 가지 제가 희망을 건다고 하면, 2000년대부터는 우리나라 대학에 이런 전공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프리 프로덕션의 중요성, 즉 기획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고 대학의 커리큘럼에도 반영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이 해외 유수 스튜디오에서 실무를 하다가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제작에 합류하기 시작했죠.

해외에서 활동하는 애니메이터

해외에서 활동하는 애니메이터 중에서 대표적으로 꼽자면, 픽사에서 '카 2'나 '메리다와 마법의 숲' '몬스터 대학교' 등을 작업했던 애니메이터이자 영화제에 다수 수상과 상영을 한 독립예술작가인 에릭 오라는 분이 있고요. 또 디즈니사의 수석 애니메이터이자 '타잔' '라푼젤' '겨울왕국' 등 다양한 콘셉트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김상진 애니메이터라는 분도 있죠. '겨울왕국'에 참여한 한국인 아티스트는 김상진 씨뿐만 아니라 유재현, 변동주, 최영재, 이현민 등이 있는데요. '라푼젤' 또 '주먹왕 랄프'에 이어서 '겨울왕국'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명품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탄생했다고 해요. '캐리비안의 해적'의 데이비존스 캐릭터의 모델링에 참여한 ILM의 홍정승 시니어 아티스트 하고 이승훈 TD, 테크니컬 디렉터도 있죠. 이승훈 감독은 '캐리비안의 해적'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 '스타워즈 에피소드'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작품에 직접 참여한 CG전문가죠. 2014년에 ILM을 방문했을 때 친절하게 투어를 해주셔서 저하고는 더 각별하기도 하죠. 또 개인적으로 좀 친분이 있는 픽사의 레이아웃 아티스트인 김성영 감독이 있어요. 이 외에도 다양한 애니메이터들이 해외 시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죠. 이 작품은 어느 날 〈스트레스 킬러〉라는 음료에 중독된 사람들이 어느 순간 불타는 괴물로 변하면서 도시 곳곳에 나타나고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지는데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평범한 아저씨 삼총사가 세상을 구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감독한 이대희 감독의 인터뷰에서 들었는데요. 그분이 어느 날 본인의 자녀들이 막 서로 싸우는데, 괴물같이 소리를 지르는 걸 보고 '불타는 것 같다. '는 생각을 했대요. 그래서 그것을 막 크레파스로 그렸는데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의 콘셉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앞에 설명한 〈스트레스 제로〉를 제작한 이대희 감독이 2023년을 목표로 새로운 신작 〈강철 아빠〉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로봇 아빠가 딸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인데요. 근 미래에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마야와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서 제작한 〈강철 아빠〉의 영상은 사이버 펑크 세계관의 미래 한국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표현한 것을 우리는 파일럿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이거 한국에서 만든 작품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죠. 앞으로의 한국 3D 애니메이션 발전에 큰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유럽,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